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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책이야기

by 반디날다 2017. 4. 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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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소설가) 저  한겨레출판  2015.06.09.


녹록지않던 삶을 산 여류작가 공지영의 성인이 되어 독립하게 된 자신의 딸 위녕에게 요리로 건네는 말.. 

남의 엄마말에 위로를 받다니..

한장 한장 기억하고 싶은 말들이 가득했던 책.

엄마가 딸을 아끼는 마음으로 나를 아끼고

엄마가 딸이 행복해지 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행복을 바라고

엄마가 딸이 어려운 일을 작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어려운 일을 극복해 나가고

그렇게 엄마가 딸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소중하게 대한다면 삶은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좋은 책은 더 행복해 질수 있는 작은 힘을 보태준다.


 


1부 걷는 것처럼 살아

소망이 우수수 떨어지는 날도 있어

(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엔 시금치 샐러드 )

그런 날 있잖아. 별것도 아닌 말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하는 날. 그 때문에 하루 종일 우울한 날,… 누군가 네 귀에 이런말을 속삭이지..,”너무 애쓰지마, 넌 안돼. 그건 처음부터 너와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거야, 넌 아니구.” 뭐 그런날.. p.11

n  별것도 아닌 말에 받은 상처가 곪아 자존감을 무너뜨릴때가 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그렇게 우울할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

 

내 나이가 되면 노래는 노래 자체보다 추억으로 들린다. 꽃이 피는 것도 추억으로 피고 비도 추억으로 내리니 눈이야 뭐 말할 것도 없겠지 ….  ”많이 경험하고 많이 살아내라, 제일 나쁜 것은 젊은 애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움츠리고 있는 거야. 영화나 책 속으로라도 들어가 모험을 해라. 늙어보니 추억만 남는다” p.22

n  응답하라 시리즈에 울고 웃던 기억이 난다. 그 드라마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추억이 꺼내진 듯한 느낌. 그때 봤던 그때 들었던.. 나이가 든다는건 그렇게 추억을 쌓고 꺼내고 그러다 더 나이가 든다는 건 쌓아놓은 추억을 꺼내서 산다는거 나중에 많은 추억을 꺼낼 수 있게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쌓아야 겠다. 꺼내서 볼 수 있는 추억들을..

 

하지만 나이가 든 탓인지 나는 그 순간을 견디며 숨을 한번 크게 쉬고 단전에 힘을 꽉 주었단다. ( 이 쉬운 행동을 네게 권한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뭐냐면 그나마 이럴 때 이 쉬운 행동이 머릿속에 떠로은가는 거야. 내공이 없으면 이 쉬운 행동이 떠오르는 것은 어림도 없으니까.) p.56

n  종종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한다. 나이가 든다해서 성격이 유순해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처세술은 는다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중 하나가 가감없이 드러나는 감정선들이다. 싫다 좋다.. 이건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적당히 아닌 척 노하우가 필요하다.

 

베풀던 모든 A는 받기만 하는 모든 B에게 배신당한다.

(속이 갑갑하고 느끼할 때는 시금치 된장국) p.99

n  이상한 법칙 이해가 안되는 법칙, 하지만 둘러보면 검증된 법칙

 

언제나 자신을 잘 살피고 물어서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네 영혼이 원하는 것을 살펴라.

그것을 선택할 때 너는 그것을 잘할 수 있어. 그리고 행복할거야. p110

n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겠는데 나는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꽤 괜찮다 싶다가도 왜 이렇게 형편없나 싶다가도 나를 알기 위해 잘 살피고 물어야 겠다

2부 우리가 끝내 가지고 있을것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어떤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표상이다.“

표상이란 즉, 이미지라는 것. 가난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가난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학벌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학벌에 대해 내갸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나를 진정으로 힘들게 하는 거야. p.117

n  내 행복은 마음속에 있나니.. 내 생각속에 있나나.. 자기를 다스린다는 것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 그것은 나를 힘들게 하는 이미지를 잘 구슬려 아무것도 아니라 명명하는 것

 

주님, 제가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하게 해주시고 할 수 없는 일은 당신께 맡기게 해주시며 이 둘을 구분하는 지혜를 주소서” – 성 프란치스코 p.138

n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할 수 없는 일에 괴로워 하지 말자.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부끄러워하거나 고치려고 해서는 안 돼. 고치려고 하는 순간, 네 영혼은 네가 너를 거부하고 너를 미워하는 것이라고 알아듣고 말 거야. 때로 영혼은 우리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영혼은 자신을 싫어하는 혹은 미워하는 자아가 시키는 일에 복종하지 않아. p.143

n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부끄러운 존재로 만든다. 겸손이 미덕이 우리사회에서 특히나 내가 괜찮다고 말하는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영혼이 나와 같이 움직이려면 나를 조금은 괜찮다 자랑스럽다 칭찬해주며 살아야 겠다.

 

삶은 자기 자신의 삶을 소중이 여기는 사람들의 몫이다.

나는 네가 그렇게 살기 위해 오늘도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

그러니 작은 실수들, 많은 실패들, 끝나지 않은 시련들은

너를 성숙하게 만들려는 신의 섭리로 생각해보렴. p.210

3부 덜 행복하거나 더 행복하거나

우울해 지려고 하면 몸을 움직여라.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딱 한가지야. 우선 몸을 움직이고 맛있는 것을 먹고(네 몸에 좋은 것, 살도 안 찌는 것 말이야)따뜻하게 너를 감싸는 것. 그리고 좋은 말씀을 읽거나 듣고 밝은 생각을 하는 것

네가 외롭거든 지금은 남자친구를 사귈 때가 아니야. 배가 고픈사람은 제 몸에 나쁜 것에도 크게 흔들리는 법이란다. 만일 네가 외롭거든 지금은 독서를 해야 한다. 더욱 혼자 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도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 봉사를 하는 것이란다. p.240

 

함부로 미안하다하지 않기 위해 p.275

n  나는 미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편인데.. 이부분을 읽다 보니 나또한 겸손이 아니라 내 무의식중에 거대한 콤플렉스중 하나 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무의식중의 장치.. 이제 나도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 정신 차려야 겠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나 스스로가 누군지. 전혀 알려고 하지 않았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는 생각이 들어.  p.289

 

위녕, 삶은 공평하지 않다. 삶은 평화롭기만 하지도 행복하기만 하지도 않아.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나면 삶은 신기하게도 우리에게 그 너머의 신비를 보여준단다. 마치 히말리야로 떠난 사람이 여기 왜 이렇게 추워요?”, “산소는 왜 이리 희박하죠?”, “아아, 대체 언제나 여름이 와서 우리는 반팔 옷을 입을 수 있죠?” 이런 질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봐.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각오하고  떠난 사람에게 히말리야는 미지의 천년설과 눈이 멀도록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고 하지. p.308

n  나는 좀 많이 투덜거리는 편인데 이 부분이 나에게 가장 많은 느낌을 주었다. 말로 해서 풀어질 것도 아닌데 뭐 그리 의사표시를 하고 있었는지..이제부턴 천년설과 푸른 하늘을 보자.

 

너는 소중하다고. 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돼. 앞에 놓인 음식이 무엇이든 감사하며 맛있게 먹고 웃어. 큰 경지에서 인생을 보고 너무 많은 것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오늘 하루 먹은 음식이 별로 맛없었다 해서, 오늘 고른 내 요리가 별로라고 해서 내 인생이 크게 잘못되어지지 않듯이 말이야. 그렇지 않니? p.313

n  내 인생이 크게 잘못되어진다면 그건 내가 부풀려 놓은 표상때문일 듯.. 인생 뭐 별거 있어.. 가는거야~~ 이 말이 작게나마 와닿는다